2027 최저임금 월급, 받는 쪽과 주는 쪽 계산이 갈리는 건 “여기서”

저는 사업자인데요, 숫자 얘기를 할 때 상대와 말이 안 통하는 순간이 늘 한 군데 있습니다. 같은 금액을 보고 있는데 서로 다른 숫자를 말하고 있을 때입니다.

2027 최저임금 월급을 두고 얘기할 때도 정확히 그 장면이 반복됩니다. 2027 최저시급은 양쪽 다 10,700원으로 똑같이 보고 있는데, 받는 쪽은 통장에 찍히는 숫자를 세고 주는 쪽은 그 월급을 기준으로 따라붙는 총액을 셉니다. 그래서 “오르는 게 8만 원쯤”이라는 말과 “그보다 훨씬 더 든다”는 말이 동시에 사실일 수 있습니다.

갈리는 자리를 먼저 말씀드리면, 시급이 아니라 거기에 곱하는 시간입니다. 누구인지에 따라 그 시간이 바뀌고, 그 한 칸에서 나머지 금액이 전부 따라 움직입니다. 네 사람의 카드로 펼쳐 보겠습니다.

양쪽이 공통으로 깔고 쓰는 바닥 숫자는 이렇습니다. 시급 10,700원, 1주 소정근로시간 40시간을 월 209시간으로 환산한 월 환산액 2,236,300원, 효력은 2027년 1월 1일. 여기까지가 고용노동부 발표입니다. 이 아래부터 사람마다 갈립니다.

카드 어떤 사람 기준이 되는 시간 먼저 볼 칸
① 알바 시급으로 받고 주 몇 시간씩 계약 시간 + 붙는 주휴시간 주 15시간을 넘는 계약인가
② 월급제 직원 주 40시간 계약 월 209시간 매달 똑같이 들어오는 항목
③ 수습 중 입사한 지 석 달 안 계약서의 소정근로시간 감액 요건 세 가지
④ 사장님 사람을 두는 쪽 직원마다 각각 월급이 아니라 총액

카드 ① 시급으로 받는 알바

2027 최저임금 월급을 계산할 때, 이 카드의 사람에게 209시간은 남의 숫자입니다. 기사에 크게 걸린 월 환산액이 자기 금액이라고 믿으면 거의 틀립니다.

주 20시간으로 계약했다면 20에 주휴 4시간을 얹은 24시간에 한 달 평균 주수를 곱해 104시간이 나오고, 거기에 시급을 곱하면 세전 1,112,800원입니다. 주 30시간이면 156시간쯤이고요. 계약 시간이 반이면 금액도 대체로 반입니다.

한 가지 더 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4주를 평균한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에 못 미치면 주휴시간이 붙지 않아서, 환산 시간이 위 계산보다 더 줄어듭니다. 주 14시간 계약과 주 15시간 계약이 한 시간 차이로 다른 칸에 놓이는 셈이에요.

잠깐, 이건?
이번 주에 대타로 더 일했다면 환산 시간이 늘어나느냐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아닙니다. 기준은 계약서에 적힌 시간이고, 더 일한 몫은 그 시간만큼 따로 계산합니다.

카드 ② 월급으로 받는 직원

이 카드의 사람에게는 209시간이 자기 숫자입니다. 발표된 2027 최저임금 월 환산액이 그대로 내 줄이 되는 경우입니다. 주 40시간에 유급 주휴 8시간을 얹은 48시간에 한 달 평균 주수를 곱해 나온 값이라, 주휴 몫이 이미 그 안에 녹아 있습니다.

다만 이 카드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건 시간이 아니라 항목입니다. 최저임금에 넣어 셀 임금의 범위가 법으로 정해져 있어서, 기본급만 떼어 보면 판단이 어긋납니다. 매달 같은 금액으로 나오는 상여금과 돈으로 받는 식대는 빼놓는 비율이 2024년부터 사라져 전부 들어옵니다. 반대로 사내식당 밥처럼 돈이 아닌 형태로 받는 몫, 명절에만 나오는 식으로 주기가 한 달을 넘는 상여금은 계산 밖에 있습니다.

연봉으로 계약한 경우도 결국 이 카드로 돌아옵니다. 기준이 시간 단위로 세워져 있는 제도라서, 연봉 총액이 넉넉해 보이더라도 한 달치로 잘라 환산 시간에 대보지 않으면 미달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어요.

카드 ③ 수습 기간에 있는 사람

이 카드만 2027 최저임금 시급 자체가 내려갈 수 있습니다. 수습 감액이라고 부르는 장치예요. 시간급 최저임금에서 100분의 10을 뺀 금액이 적용되는데, 내년 금액으로는 9,630원입니다. 올해 기준으로는 9,288원이었고요.

대신 요건이 빡빡합니다.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합니다.

  • 1년 이상의 기간을 정해 근로계약을 맺었을 것
  •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일 것
  • 한국표준직업분류 대분류 9에 해당하는 단순노무 종사자가 아닐 것

마지막 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립니다. 단순노무 직종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로 따로 정해 두고 있어서, 그 직종이면 수습이든 아니든 깎을 근거가 없습니다.

잠깐, 이건?
세 요건 중 하나만 빠져도 적용되는 금액은 그냥 10,700원입니다. 계약 기간이 11개월이라면 수습이라는 말이 계약서에 적혀 있어도 감액 대상이 아니에요.

카드 ④ 사람을 두는 사장님

2027 최저임금이 오르면 이 카드의 사람은 월급 칸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월급이 올라가면 그 월급을 밑에 깔고 계산되는 항목들이 함께 따라옵니다. 저는 4대보험이 빠져나가는 걸 볼 때마다 월급에서 차지하는 몫이 꽤 크다고 느끼는데요, 사람을 두는 쪽에서는 그게 월급 위에 한 겹 더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연말에 두드려 볼 숫자는 “월급이 얼마 오르나”가 아니라 “한 사람당 총액이 얼마가 되나”입니다. 정확한 비율은 해마다 고시되고 업종에 따라서도 달라지니, 내년 요율이 나온 뒤 급여대장에 같이 넣어 보는 쪽이 맞습니다.

또 하나는 임금 구성입니다. 기준선을 못 맞출 것 같을 때 수당 이름만 바꿔 메우려는 경우가 생기는데, 들어가는 항목과 안 들어가는 항목이 법에 정해져 있어서 이름을 바꿔도 결과가 바뀌지 않습니다. 매달 정기적으로 나가는 돈인지가 갈림길입니다.

네 장을 나란히 두면 보이는 한 칸

카드를 겹쳐 놓고 보면 금액이 아니라 분모가 다릅니다. 받는 쪽의 분모는 계약서에 적힌 시간이고, 주는 쪽의 분모는 실제로 지급한 임금과 실제로 쓴 시간입니다.

그래서 계약서상으로는 기준선을 넘겼는데 연장근무가 많았던 달에는 시간당으로 되짚었을 때 아슬아슬해지는 경우가 나옵니다. 같은 식을 쓰면서도 분모가 다르니 결론이 벌어지는 거죠.

제 카드는 ④번인데요, 저는 급여대장보다 계약서를 먼저 엽니다. 대장의 숫자는 계약서에서 나온 결과일 뿐이라, 계약서 한 줄이 틀어져 있으면 뒤의 계산을 몇 번 해도 같은 자리를 돈 셈이 됩니다.

네 장을 겹쳐 놓고 나면

내 카드가 어느 번호인지만 알면 최저임금 계산은 거의 끝납니다. 2027 최저임금 월급도 그 번호에서 나옵니다. ①번이면 계약 시간, ②번이면 급여명세서의 항목, ③번이면 계약 기간과 입사일, ④번이면 총액. 각자 열어볼 칸이 한 개씩이에요.

어느 항목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끝까지 안 풀리면 1350으로 전화해 물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도 헷갈릴 때는 그냥 물어봅니다.. 혼자 붙잡고 있는 시간이 더 아깝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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