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면제한도 계산은 공제표를 더하는 데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상속세 면제한도를 검색하면 나오는 글은 대개 공제 금액부터 보여 줍니다. 그런데 국세청 세액계산 흐름도를 펼쳐 보면 공제는 여섯 번째 칸에 있어요. 그 앞에 재산을 모으고, 빼고, 더하는 세 칸이 먼저 있습니다.
저는 경매로 집을 받아 본 뒤로 종이에 적힌 값을 먼저 믿지 않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입찰가를 정할 때 감정가는 참고만 하고, 동네 부동산을 돌며 실제 거래되는 가격을 확인한 뒤 역산했거든요. 한 번 그렇게 해 보면 순서가 바뀝니다. 상속세도 똑같아요. 공제표를 외우는 것보다 내 과세가액을 만드는 순서가 먼저입니다.
요점만
공제는 네 번째 단계예요. 그 앞에 평가·차감·가산이 있습니다.
공제를 다 더해도 공제적용 종합한도를 넘지는 못합니다.
기한 안에 신고하면 산출세액의 3%가 빠집니다.
준비물부터
- 가족관계증명서 — 상속인이 누구인지가 공제 종류를 정합니다
- 재산 목록 — 부동산, 예금, 보험금, 주식, 퇴직금
- 상속개시일 무렵의 시가 자료 — 실거래가, 평가 자료
- 채무와 장례비용 증빙
- 10년치 계좌 거래내역과 증여 기록
마지막 줄이 제일 늦게 준비되는 서류입니다. 그런데 이게 없으면 3단계에서 멈춥니다.
1단계. 재산을 돌아가신 날 기준으로 모읍니다
국내외 모든 재산을 상속개시일 현재 시가로 평가합니다. 작년에 받은 공시가격이나 오래된 감정가가 아니라 그날의 시가예요.
여기에 상속재산으로 보는 것들이 더 붙습니다. 보험금과 신탁재산, 퇴직금이 그렇고, 돌아가시기 전에 빠져나간 돈 중 용처가 확인되지 않는 금액은 추정상속재산으로 들어옵니다. 통장에서 큰돈이 나간 기록이 있으면 그 쓰임을 설명할 자료를 같이 챙겨 두는 게 좋습니다.
2단계. 빼는 것을 뺍니다
- 비과세·과세가액 불산입 — 국가나 지자체에 유증한 재산, 금양임야, 공익법인에 출연한 재산 등
- 공과금
- 장례비용
- 채무
빚을 끼고 물려받는 집이라면 이 칸이 큽니다. 재산 쪽만 더하고 끝내면 세금이 실제보다 크게 보여서 괜히 놀라게 돼요.
3단계. 미리 준 재산을 더합니다
미리 넘긴 재산 가운데 상속인에게 간 것은 10년,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간 것은 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붙입니다. 창업자금이나 가업승계주식처럼 증여세 특례세율을 적용받은 재산은 기간을 따지지 않고 합산해요.
여기까지가 상속세 과세가액입니다. 공제는 다음 칸부터고요.
4단계. 상속세면제한도, 이제 공제를 적용합니다
- (기초공제 2억 + 그 밖의 인적공제)와 일괄공제 5억 원 중 큰 금액
- 배우자 몫 — 실제로 받은 게 5억에 못 미쳐도 5억, 그보다 크게 받았다면 계산식 한도와 30억 가운데 작은 금액이 천장
- 금융재산 상속공제, 동거주택 상속공제, 가업·영농상속공제, 재해손실공제
한 가지 조건이 걸립니다. 더한 공제 총액은 공제적용 종합한도를 넘을 수 없어요. 3단계에서 더한 사전증여재산의 과세표준은 이 한도에서 빠지기 때문에, 미리 증여한 재산이 있으면 쓸 수 있는 상속세 면제한도의 천장이 그만큼 내려갑니다.
5단계.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합니다
공제와 감정평가수수료를 뺀 금액이 과세표준입니다. 상속세율은 이 과세표준 구간마다 갈립니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액 |
|---|---|---|
| 1억까지 | 10% | – |
| 5억까지 | 20% | 1,000만 원 |
| 10억까지 | 30% | 6,000만 원 |
| 30억까지 | 40% | 1억 6,000만 원 |
| 30억 넘으면 | 50% | 4억 6,000만 원 |
산출세액은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한 뒤 누진공제액을 뺀 금액이에요. 자녀가 아닌 직계비속이 받으면 30%가 가산되고, 미성년자가 20억 원을 넘게 받으면 40%가 가산됩니다. 손주에게 바로 물려주는 경우가 여기에 걸립니다.
상속세면제한도, 숫자를 넣어 따라가 보기
배우자와 자녀 둘이 상속받고, 재산이 부동산 9억 원과 예금 3억 원, 채무와 장례비용은 없다고 가정해 봅니다.
| 단계 | 금액 |
|---|---|
| 과세가액 | 12억 원 |
| 일괄공제 | 5억 원 |
| 배우자 몫 공제(최소한) | 5억 원 |
| 금융재산 공제 (예금 3억의 20%) | 6,000만 원 |
| 과세표준 | 1억 4천만 원 |
| 세율 20% 적용 | 2천 8백만 원 |
| 누진공제 | −1천만 원 |
| 산출세액 | 1천 8백만 원 |
| 신고세액공제 3% | −54만 원 |
| 자진납부할 세액 | 1천 7백 46만 원 |
12억 원 재산에 세금이 1,700만 원대입니다. 공제표만 보고 “12억이면 세율 30%”로 계산하면 숫자가 완전히 달라지죠. 세율은 재산이 아니라 과세표준에 붙는다는 게 이 표의 요점입니다. 실제 신고에서는 장례비용과 채무, 분할 내용에 따라 또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산기는 어디에 있나요?
홈택스 세금모의계산에 상속세 자동계산이 있습니다. 위 순서대로 칸을 채우는 구조라, 순서를 알고 들어가면 훨씬 빠릅니다.
Q. 세금 낼 현금이 없으면요?
분납과 연부연납, 물납 제도가 있습니다. 다만 요건과 담보 조건이 각각 달라서 신고 전에 관할 세무서나 국세상담센터 126에 확인하셔야 합니다.
Q. 신고 금액이 틀리면 가산세가 바로 붙나요?
신고를 아예 안 하면 20%, 부정한 방법이 끼면 40%입니다. 다만 소송 등으로 상속재산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공제 적용에 착오가 있었던 경우, 평가가액 차이가 있는 경우는 과소신고 가산세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국세청 안내에 적혀 있어요.
Q. 상속세가 바뀐다는 말은요?
개편 이야기는 올해도 이어지는데 확정 여부를 공식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다루지 않았어요. 지금 신고하시는 분께 적용되는 값은 위 표 그대로입니다.
서류 모으기 전 순서 한 번
평가 → 차감 → 가산 → 공제 → 세율. 다섯 칸이 전부입니다. 공제 금액을 먼저 외우면 내 과세가액이 얼마인지 끝까지 안 보이고, 과세가액을 먼저 만들면 공제를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가 자동으로 보입니다.
저는 감정가 대신 실거래가를 먼저 보는 습관으로 바꾸고 나서 숫자 앞에서 덜 놀라게 됐어요. 상속세 면제한도도 순서만 바꿔 보시면 생각보다 차분하게 정리됩니다.